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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3일 경제]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속 미중 관세 협상 재개, 반도체 시장 회복 기대감 고조

곰투 2025. 11. 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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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3일, 한국 경제는 통화정책과 대외 통상 환경, 그리고 주력 산업 전망이 교차하는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3연속 동결하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미중 관세 협상의 재개 움직임과 반도체 산업의 회복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과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정책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부동산·환율 고려해 기준금리 2.50% 3연속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로,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였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하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추석 연휴를 포함한 2주 누계로 0.54% 급등했으며, 특히 성동구(1.63%), 광진구(1.49%), 마포구(1.29%) 등 한강 벨트 권역에서 갭투자 수요가 몰리며 상승세가 뚜렷했다.

 

정부가 6.27 대책, 9.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까지 연이어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출 경우 자칫 대출 심리를 자극해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 역시 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분쟁 재개 우려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1,430원 선까지 상승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미중 관세 협상 재개되나...양국 신경전 속 기대와 우려 교차

한편 국제 통상 환경에서는 미중 간 관세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중순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 유예와 대중 관세 인하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하며 상호 부과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145% 관세와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긴 125% 보복관세를 90일간 대폭 인하하기로 하는 등 일정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경제민족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80%가 타당해 보인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등 전형적인 '거래의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에게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AI 수요 증가로 2025년 15% 성장 전망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증가에 힘입어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24%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까지의 HBM 물량을 이미 완판했으며, 2025년 말 차세대 제품인 HBM4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PC와 스마트폰용 범용 메모리는 여전히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범용 메모리 시장의 약세가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메모리 증설 등으로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2나노미터 공정의 본격적인 대량 생산이 시작되며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TSMC, 삼성, 인텔이 차세대 공정에서 성능과 전력 효율, 비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 지속...세대 간 형평성 문제 여전

사회보장 분야에서는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따라 보험료율이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인상되어 2033년에는 13%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이루어진 주요 개혁이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대와 30대 청년층의 경우 더 오랜 기간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20대 응답자의 63%, 30대 응답자의 58%가 개혁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고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청년세대의 부담을 완화하려 했으나, 근본적인 구조 개혁 없이는 세대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주식시장, 반도체 랠리 속 변동성 지속

10월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하며 4,000포인트대를 유지했다. 반도체 업종이 AI 수요 증가와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미중 무역 갈등과 환율 불안 등의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연내 4,300선을 터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내년에는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대내외 여건이 뒷받침될 경우 '육천피'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중 무역 협상의 향방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그리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여부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11월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결정과 연말까지의 미중 관세 협상 진전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과 과제

2025년 10월 23일의 한국 경제는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계부채 관리라는 과제를, 외부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의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과제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의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개혁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 개선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세대 간 형평성을 확보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결국 2025년 하반기 한국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그리고 기업들의 조화로운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