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경제] TSMC 실적 폭풍 성장 속 글로벌 금융시장의 엇갈린 신호
어제 저녁 늦게까지 TSMC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모니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놀라운 수치였네요. 3분기 매출 331억 달러, 전년 대비 30.3% 증가, 순이익은 39% 급증했다고 합니다. AI 칩 수요가 이 정도로 폭발적일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지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로 변동성이 컸고, 한편에서는 중국 경제의 5% 성장률 달성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경제 상황을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TSMC,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로 우뚝
10월 16일 TSMC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매출액 9899억 대만달러(약 33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고, 순이익은 4523억 대만달러로 39.1% 급증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7.44 대만달러로, ADR 기준 2.9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59달러를 크게 웃도는 성과였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웬델 황 CFO는 "선도적인 공정 기술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7나노미터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했는데, 이 중 3나노 공정이 23%, 5나노가 37%, 7나노가 14%였습니다. 특히 3나노 공정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C.C. 웨이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했습니다. "토큰 볼륨의 폭발적 증가는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더 많은 첨단 실리콘 수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TSMC는 2025년 전체 매출이 미드 30% 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TSMC의 자본 지출 계획입니다. 2025년 자본 지출을 기존 380~420억 달러에서 400~42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 중 70%가 첨단 공정 기술에, 10~20%가 특수 기술과 첨단 패키징에 투자될 예정입니다. 웨이 CEO는 "높은 수준의 자본 지출은 항상 향후 몇 년간의 높은 성장 기회와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HPC(고성능 컴퓨팅) 부문이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며 TSMC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부문도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AI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완전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특히 엔비디아, AMD,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이 모두 TSMC의 첨단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TSMC의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의 불안한 신호, 지역 은행 부실 대출 문제 부상
하지만 같은 날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우려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두 개의 지역 은행이 사기 혐의와 관련된 대출 문제를 공개하면서 S&P 500 지수가 오전 상승세에서 오후 하락세로 반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신용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죠.
흥미로운 점은 대형 은행들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JP모건체이스는 2% 가까이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 이상, 모건스탠리는 4% 넘게 상승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지역 은행과 대형 은행을 명확히 구분하여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28조 달러 규모의 강세장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미국 증시는 AI 기대감과 금리 인하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지만, 이면에는 신용 품질 악화라는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비트코인도 이날 급락했는데, 이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채권과 금은 상승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시장의 변동성은 투자자들이 얼마나 예민한 상태인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IMF의 조심스러운 경고, "글로벌 성장 둔화는 계속된다"
IMF가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의 내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2025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3.2%, 2026년은 3.1%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속적인 둔화 추세를 의미합니다. 특히 미국은 2025년 1.8%, 2026년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고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AI 버블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질수록, 궁극적으로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은 현재 시장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것 같습니다. 특히 소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조정이 발생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S&P 글로벌의 10월 16일 자 보고서도 비슷한 톤이었습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무역 관련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AI 버블 가능성이 이미 긴 우려 목록에 추가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소비자 지출이 글로벌 GDP의 거의 2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의 급락은 전 세계 경제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였습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도 주목됩니다. S&P 글로벌은 10월과 12월에 각각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관세 유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2026년 초 금리 인하가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중국 경제, 5% 성장 목표 달성 가능할까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했다는 발표는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청년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6~29세 청년층의 실업 문제는 중국 내수 소비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정부가 대졸자들에게 농촌으로 가서 일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소식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불안합니다. 주택 가격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착공 면적이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업과 관련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죠.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경제 회복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최근 2025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4%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부과한 관세로 인해 중국의 수출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은 주목할 만합니다. 2025년 재정 적자율 목표를 GDP 대비 4% 내외로 설정하고, 총 11조 8600억 위안의 역대급 정부 지출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양신(兩新)·양중(兩重)' 사업과 서비스 소비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 전략
이런 글로벌 경제 상황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입니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TSMC의 폭발적 성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미국 지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가 확산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원화 환율과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죠.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위험을 경계해야 합니다.
중국 경제의 둔화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며,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한국의 수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중국 제조업 둔화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분산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AI 관련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무작정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나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이나 리츠(REITs)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신중해야 할 것 같네요.
마무리: 낙관과 경계 사이에서
2025년 10월 16일은 글로벌 경제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TSMC의 압도적인 실적은 AI 혁명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증명했지만, 미국 지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는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IMF와 주요 기관들의 신중한 전망은 앞으로의 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고요.
투자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장기적인 메가트렌드를 놓치지 않되,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 것입니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합니다. 동시에 너무 비관적인 시각으로 기회를 놓치는 일도 없어야겠죠.
내일은 또 어떤 뉴스들이 시장을 움직일까요?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투자, 꾸준한 공부와 관찰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시장을 주시하며 더 나은 투자 판단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