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경제]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금리인하 신호등
미중 관세전쟁, 11월 1일 결전의 시간
월요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경제 뉴스를 훑어보는데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10일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죠. 이번 관세 위협은 기존에 부과되던 관세에 추가로 100%를 더 얹는다는 의미여서 충격이 더욱 큽니다. 11월 1일이 데드라인으로 설정되어 있어, 앞으로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극적인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였습니다. 10월 9일 중국이 홀뮴, 에르븀, 툴륨, 유로퓸, 이테르븀 등 5개 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들 희토류는 전기차, 스마트폰, 반도체, 심지어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들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정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며칠 후 트루스 소셜에 "중국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게 잘 될 겁니다!"라고 올리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100% 관세가 반드시 시행될 필요는 없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고요.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여전히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준비제도, 정부 셧다운 속 금리인하 가능성 급상승
한편 미국 내부에서는 또 다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10월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이 3주째 계속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중단됐다는 점입니다.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연준이 '깜깜이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월 금리인하 확률은 100%, 12월 추가 인하 확률도 88%에 달합니다. 정부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이미 약화되고 있는 노동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민간 급여처리 업체인 ADP가 발표한 9월 고용 데이터를 보면 민간 부문 고용이 32,000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가 11대 1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10월에도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고 있어,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 3%대 정체 지속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를 보면, 2025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3.2%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요.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역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훨씬 저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 GDP 성장의 46%가 정보처리 장비 투자에서 나왔고, 소프트웨어 투자까지 포함하면 90% 이상이 IT 부문에서 창출됐습니다. 이는 AI 붐이 얼마나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S&P 500 지수 상승분의 80%가 AI 관련 기업들 덕분이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죠.
하지만 이런 AI 중심의 성장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AI 버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 인상과 무역 갈등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킬 경우, AI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IMF는 추가 관세 부과와 공급망 혼란이 발생할 경우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 전략
이러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양국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입지가 더욱 어려워졌는데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면서도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양쪽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희토류 수출 통제도 한국 산업에 큰 부담입니다. 한국은 희토류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이 소재들의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제조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호주와의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우선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지난 10월 10일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 발표 직후 미국 증시에서 2조 달러가 증발했다가, 며칠 후 유화적인 발언이 나오자 다시 급반등한 것처럼, 뉴스에 따른 시장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AI와 신재생에너지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이들 섹터의 장기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기 때문입니다. 또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성장주보다는 배당주나 리츠(REITs) 같은 인컴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AI 투자 붐이라는 세 가지 큰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세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제 방향이 결정될 텐데요. 11월 1일 관세 시행 여부, 10월 말 FOMC 회의 결과, 그리고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투자, 분산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