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경제 뉴스를 보니 금융권의 숨겨진 위험과 무역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네요. 무디스가 미국 은행들의 사모대출(Private Credit) 익스포저가 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경고했고, 중국은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앞두고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미국 대두를 구매했습니다. 정부 셧다운은 18일째 이어지며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요. 오늘은 이런 복잡한 이슈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은행권, 3000억 달러 사모대출 시한폭탄 떠안다
10월 18일 무디스가 발표한 보고서는 금융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미국 은행들이 사모대출 제공업체들에게 대출한 금액이 거의 3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내용이었죠. 더 놀라운 것은 비예금금융기관(NDFI) 전체에 대한 대출이 1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무디스는 "NDFI에 대한 대출이 이제 전체 은행 대출의 10.4%를 차지하며, 이는 10년 전의 3.6%에서 거의 3배 증가한 수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장기간의 급속한 대출 성장은 종종 자산 위험 수준이 증가했음을 신호한다"는 경고도 덧붙였죠.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은행들이 최근 몇 년간 사모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으며, 이는 규제되지 않은 대출로 공시가 거의 없는 상품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10월 15일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더 많은 바퀴벌레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것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실제로 최근 사모대출 시장에서는 문제가 연달아 터지고 있습니다. 9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가 파산하며 사기 혐의가 드러났고, 10월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드가 1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하며 23억 달러가 행방불명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0월 16일에는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과 웨스턴 얼라이언스가 사기 관련 손실을 공개하며 미국 은행주 시가총액에서 100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JP모건은 트라이컬러 관련으로 1억 7000만 달러, UBS는 퍼스트 브랜드 관련으로 5억 달러 이상, 제퍼리스는 7억 1500만 달러의 문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5년간 2000억 달러에서 3조 달러로 성장한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이 갑자기 취약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업계 내부자들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링컨 인터내셔널의 브라이언 가필드는 "퍼스트 브랜드는 주로 BSL(광범위 신디케이트 대출) 부채와 채권 팩토링과 관련되어 있었다"며 "이는 아레스, 아폴로, 블랙스톤 같은 회사들이 구축한 핵심 직접 대출 사업과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 연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들이 사모대출 대출업체들에게 약 950억 달러를 대출했지만, 이는 전체 은행을 포함하지 않아 과소평가된 수치일 수 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투명성 문제입니다. 사모대출 밸류에이션은 분기별로 주관적인 방법론을 사용해 업데이트되어, 실제 위험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중국, 몇 달 만에 미국 대두 구매 재개
무역 전쟁 전선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영 곡물회사 COFCO가 10월 29-30일로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대두 18만 톤을 구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올해 수확 시즌 이후 중국의 첫 미국 대두 구매입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그동안 트럼프의 관세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중단해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월 18일 "중국이 미국 농부들을 압박하고 트럼프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두를 무기화했다"고 보도했죠. 실제로 중국은 작년 미국 대두 수출의 51%인 126억 달러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가을 수확이 시작된 9월 이후 단 한 건의 주문도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농부들은 수십억 달러의 판매 손실을 입었습니다.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인디애나의 농장들은 최대 고객을 잃은 셈이죠. 한 무역상은 "미국 공급업체들이 대부분의 유지종자 가공 사업을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구매량 18만 톤은 상징적 의미가 더 큽니다. CSIS의 전문가는 이를 "정상적인 가을 수확 시즌에 중국이 단 일주일에 구매하는 양에 비하면 땅콩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12월부터 5월까지 전략 비축용으로 약 800만 톤의 미국 대두를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약 40억 달러 규모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밍입니다. 트럼프는 10월 중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응해 11월 1일부터 중국 상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며칠 후에는 중국이 대두 구매를 동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산 식용유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일요일 CBS 인터뷰에서 "100% 관세는 사실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며 미중 간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가 마련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두 농부들이 이번 시즌과 향후 몇 년간 매우 만족할 것"이라고 자신했죠.
정부 셧다운 18일째, 경제 데이터 블랙아웃 심화
미국 정부 셧다운이 18일째 이어지면서 경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 데이터의 부재입니다. 노동부와 상무부의 데이터 발표가 모두 중단되어, 정책 당국자들과 투자자들이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되었죠.
델로이트의 글로벌 주간 경제 업데이트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집니다. 의회예산처는 셧다운이 4주간 지속될 경우 70억 달러, 8주간 지속되면 14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 인구 감소 가능성입니다. 퓨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의 외국 태생 인구가 약 150만 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추방뿐만 아니라 많은 미등록 외국인들이 이민 당국에 체포될 것을 두려워해 자발적으로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기업연구소는 2025년 미국 순이민이 마이너스 52만 5천 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출생이 사망을 초과하는 수를 거의 상쇄해, 미국 인구가 변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처음으로 미국 인구가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죠.
이는 이미 노동력 규모의 급격한 둔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고용 성장을 늦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경제 성장도 둔화될 수밖에 없고, 핵심 산업에서 노동력 부족이 발생해 임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IMF의 신중한 낙관, S&P 글로벌의 우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여전히 신중한 낙관을 유지했습니다. 2025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7%로 소폭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미국과 인도의 상향 조정이 브라질과 러시아의 하향 조정을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P 글로벌은 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10월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AI 관련 불안이 이미 긴 우려 목록에 추가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미국 성장에서 정보처리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해서도 시장과 다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S&P 글로벌은 10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를 고려할 때, 2026년 초 금리 인하 중단 가능성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메리카 은행은 4분기 경제가 또 다른 에어포켓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조금 없는 자동차 판매 감소, 정부 셧다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이 모두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유럽, 장기 재정 압박의 그림자
IMF 유럽부는 10월 17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이 18일에도 여전히 화제였습니다. "불행히도 장기적 문제가 지금 당장 시작되고 있다"는 알프레드 카머 국장의 경고는 유럽 전역에 충격을 안겼죠.
IMF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재정 정책을 유지할 경우 유럽 국가들의 부채는 15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해 GDP 대비 평균 130%에 달할 전망입니다. 고령화 관련 의료비, 연금, 디지털 전환, 청정에너지 전환, 높은 금리 등이 모두 지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상황이 큰 부담입니다. IMF는 우크라이나 공공부채가 2025년 GDP의 10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전쟁 종료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럽의 지원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시사점
오늘의 뉴스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의 불투명성, 무역 전쟁의 일시적 휴전, 정부 기능 마비로 인한 경제 데이터 부재, 인구 감소 우려 등이 모두 미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죠.
첫째, 금융 시스템의 숨겨진 위험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모대출 시장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불투명하고 레버리지가 높습니다. 다이먼의 "바퀴벌레" 발언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둘째, 미중 무역 관계의 일시적 완화에 안주하면 안 됩니다. 중국의 대두 구매 재개는 정상회담을 위한 제스처일 뿐, 구조적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울프 리서치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과 대두 금수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미국의 관세를 낮췄다"고 평가했습니다.
셋째, 데이터 부재 상황에서의 투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 지표 공백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이고 방어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넷째, 장기적 구조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의 인구 감소 가능성, 유럽의 재정 압박,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은 모두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사합니다.
마무리: 폭풍 전야의 고요함
2025년 10월 18일은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날이었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의 균열, 무역 전쟁의 새로운 국면, 정부 기능 마비의 장기화, 인구 구조 변화 등 모든 것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블랙록의 미래에 대해 이보다 더 흥분된 적이 없다"며 사모대출 시장에 120억 달러를 베팅했지만, 다이먼은 "바퀴벌레"를 경고했습니다. 누가 옳을까요? 아마 둘 다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양면이니까요.
내일은 주말이지만, 시장은 쉬지 않습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다가오고 있고, 정부 셧다운은 계속되며, 사모대출 시장의 균열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고, 다음 주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