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까지 중국 3분기 GDP 발표를 기다렸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둔화 신호가 뚜렷했습니다. 4.8% 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5% 목표 달성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고정자산 투자가 9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었는데요. 한편 미국에서는 정부 셧다운이 17일째 이어지며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복잡한 글로벌 경제 퍼즐을 함께 맞춰보겠습니다.
중국 경제 4.8% 성장, 숫자 뒤에 감춰진 불안한 진실
10월 17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분기의 5.2%, 1분기의 5.4%에서 계속 둔화되는 추세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전분기 대비로는 1.1% 성장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인 0.8%를 상회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부 지표들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고정자산 투자가 1~9월 누적 기준으로 0.5%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극히 드물고 경고적인(rare and alarming)"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13.9% 급락하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 역시 부진했습니다.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8월의 3.4%보다도 둔화된 수치입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이죠. 반면 산업생산은 6.5% 증가로 예상치인 5.0%를 크게 웃돌았지만, 이는 수출 중심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명목 GDP 성장률이 단 3.7%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이는 GDP 디플레이터가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을 의미합니다. 즉, 중국 경제가 여전히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죠. 한 애널리스트는 "이는 기업 이익, 임금, 정부 재정수입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브리핑의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주요 도시에서 2021년 정점 대비 40%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중국 가계에 심각한 부의 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더욱 단단히 닫혀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10월 들어 5000억 위안 규모의 국채 발행을 발표하는 등 재정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부양책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부 셧다운 17일째, 경제 파급효과 본격화
미국에서는 10월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이 17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회예산처(CBO)는 이번 셧다운이 4주간 지속될 경우 70억 달러, 6주간 지속되면 110억 달러, 8주간이면 14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은 "셧다운이 일주일 지속될 때마다 약 15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4분기 연간 환산 GDP 성장률을 1~2%포인트 감소시킬 수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이번 셧다운은 단순한 일시 휴직이 아니라 실제 해고(layoff)가 이뤄지고 있어 과거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현재 약 73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으로 일하고 있고, 67만 명이 무급 휴직 상태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필수 경제 데이터 발표가 중단되었다는 점입니다. 노동통계국과 상무부 센서스국의 데이터 발표가 모두 중단되어, 연준을 비롯한 정책 당국이 '눈 가린' 상태로 경제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은 특히 인플레이션 연계 증권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지연되면서 TIPS(물가연동국채)와 인플레이션 스왑 시장의 가격 결정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fallback 조항이 있지만,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고 JP모건은 경고했습니다.
각 주정부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백악관 추산에 따르면 미시간 주는 주당 3억 6100만 달러, 플로리다 주는 9억 1100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특히 연방 공무원이 16만 명 이상 거주하는 메릴랜드 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식품 지원 프로그램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SNAP(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은 11월부터 지원이 중단될 예정이고, WIC(여성·유아·어린이 특별보충영양프로그램)도 자금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정부는 자체 예산으로 이를 메우려 하지만, 한계가 명확합니다.
연준의 딜레마: 데이터 없는 금리 결정
10월 28~29일로 예정된 FOMC 회의가 다가오는 가운데, 연준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핵심 경제 지표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S&P 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식 데이터 발표가 셧다운의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PMI 같은 민간 데이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10월 플래시 PMI 데이터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코메리카 은행은 여전히 10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준이 이미 신호를 보냈는데, 데이터 부재를 이유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이상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데이터 없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민간 데이터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ADP는 9월 민간 고용이 3만 2천 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매우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반면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노동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럽 경제, 장기 재정 압박에 직면
IMF 유럽부의 알프레드 카머 국장은 10월 17일 기자회견에서 "유럽이 장기적인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고령화 관련 의료비 지출, 연금, 디지털 전환, 청정에너지 전환, 그리고 높아진 금리 등이 향후 15년간 지속적인 지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IMF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의 재정 정책을 유지할 경우 유럽 국가들의 부채는 향후 15년간 두 배로 증가해 GDP 대비 평균 1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머 국장은 "장기적 문제가 지금 당장 시작되고 있다"며 "2025년 예산에 이미 국방과 안보 관련 장기 지출 압박이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상황이 유럽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IMF는 우크라이나의 공공부채가 2025년 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럽의 지원 부담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유로존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에 그쳤고, 전분기 대비로는 거의 제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제 둔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PMI 데이터가 보여주는 미래
정부 통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S&P 글로벌의 PMI(구매관리자지수) 데이터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9월 글로벌 종합 PMI는 소폭 하락했지만, 기업 신뢰도는 상승하는 모순적인 신호를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관세 프론트러닝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S&P 글로벌은 "미국 경제가 금융 서비스와 기술 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로존 PMI는 16개월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프랑스의 정치 위기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영국은 9월 PMI가 거의 정체 수준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지만, 관세 관련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현재 글로벌 경제는 여러 상충하는 힘들이 작용하는 복잡한 국면에 있습니다. 중국의 구조적 둔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유럽의 장기 재정 압박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죠.
첫째, 중국 경제의 둔화는 이제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 디플레이션 압력, 소비 부진 등이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어, 단기간에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중국 관련 투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둘째, 미국 정부 셧다운의 장기화는 4분기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 데이터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전자산으로의 일시적 피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셋째, 연준의 금리 인하는 여전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속도와 폭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부재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연준을 신중하게 만들 것입니다.
넷째, 유럽 자산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지만,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무리: 불확실성의 시대, 기본에 충실하라
2025년 10월 17일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중국은 성장 목표 달성이 위태로워 보이고, 미국은 정부 기능 마비로 경제 운영에 차질이 생겼으며, 유럽은 장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산 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며, 품질 좋은 자산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여 기회가 왔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겠죠.
내일은 또 어떤 뉴스가 시장을 흔들까요?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꾸준한 학습과 냉철한 판단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오늘도 시장을 주시하며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