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부터 28일까지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경제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과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 현황, 유로존의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주요 국가들의 산업 동향, 그리고 미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와 에너지·환율 이슈까지 폭넓은 소식들이 있었는데요. 경제 지식이 많지 않은 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씩 쉽게 풀어서 알아보겠습니다.
ECB의 금리 동결과 물가 안정
유럽중앙은행은 7월 24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로 동결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4%에서 2%까지 금리를 내려왔고, 현재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 수준으로 안정된 덕분에 추가 조정 압박이 크지 않았던 것입니다. 쉽게 말해 물가가 잡히면서 중앙은행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셈입니다.
ECB는 당분간 경제 지표를 보며 신중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금리가 안정된다는 소식은 유럽의 가계와 기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대출 이자율이 더 올라가지 않으면 가계 부담이 늘지 않고, 기업 투자 환경도 덜 불안해집니다. 또한 물가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줄어들어 시민들의 생활에 안도감을 주는 요인입니다.
고용 호조와 완만한 경제 성장
실업률 지표를 보면 유럽의 일자리 상황은 여전히 양호합니다. 유로존 평균 실업률이 약 6.3%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고, 많은 기업들은 오히려 인력 부족을 호소할 정도입니다. 한때 임금도 빠르게 올랐지만 최근 들어 그 상승세는 진정되어 물가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추세입니다. 일자리가 넉넉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가정에 소득이 생긴다는 뜻이고, 이는 경기 유지에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반면 경제 성장률은 부진한 모습인데요. 2025년 유로존 전체 경제성장률은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 속도가 둔화돼 있습니다. 제조업 등 산업 부문이 몇 년간 침체를 겪었고,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도 활력을 잃은 영향입니다.그래도 고용 호조와 낮은 물가 덕분에 유럽 경제가 완전히 침체에 빠지지 않고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입니다. 즉, 일자리라는 버팀목이 경기 하강을 막아주는 한편, 물가 안정이 실질 구매력을 지탱하면서 유럽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국 산업 동향: 독일의 도전과 스페인의 선전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국이지만 최근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경기 후퇴를 겪은 끝에, 올해는 간신히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특히 대외 무역 환경의 불안정에 취약했는데, 다행히 이번 미·EU 관세 협상 타결로 독일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우려했던 최악의 관세 폭탄을 모면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미국에 15%의 관세를 수용한 만큼 독일 제조업체들은 경쟁력 약화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지만, 그래도 30%에 달할 뻔했던 충격을 피한 것만으로도 한숨 돌린 분위기입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재정 지출 확대 등의 부양책으로 산업 경쟁력을 회복시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독일 경제의 향방은 유럽 전체 경기에도 큰 영향을 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한편 스페인 경제는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스페인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하여 유로존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관광 호황과 활발한 내수 소비 덕분에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 스페인의 실업률은 약 10% 수준까지 내려와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스페인은 자체 내수 시장이 튼튼한 덕분에 이번 미국 관세의 직격탄도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한쪽에는 침체를 딛고 회복을 모색하는 독일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호황을 구가하는 스페인이 있어 유럽 내부에서도 경제 성적표의 온도차가 나타납니다. 각국 상황에 맞는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미·EU 무역 협상 타결: 15% 관세 합의
미국과 EU 간 무역 협상 타결 소식도 큰 이슈였습니다. 양측은 7월 27일 협상을 타결하며, 미국이 유럽산 수입품에 일괄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원래 예고된 30% 폭탄관세를 피한 절반 수준으로, 일단 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은 셈입니다. 대신 EU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미국산 에너지·군수품 구매를 늘리기로 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역대 최대의 거래"라고 자랑했습니다. 유럽 측도 비록 무관세는 얻지 못했지만 "현실적 최선의 합의"라며 한숨 돌렸습니다. 물론 15%라는 높은 관세 부담이 남아 있어 유럽 기업들로선 수출가격 인상이라는 숙제가 남았지만, 그래도 불확실성 속에 최악을 우려하던 것보다는 명확한 합의 아래 대비책을 세울 수 있게 된 점이 중요합니다. 이번 합의로 당장 양측 간 무역 갈등이 진정되면서 시장에는 안도감이 퍼졌고, 유럽의 주요 수출 기업들도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에너지·환율 이슈
에너지 가격과 환율도 유럽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작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 폭등과 에너지 위기가 우려되었지만, 올해 들어 유럽의 에너지 상황은 안정되었습니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안정은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LNG가스를 확보하고 가스 비축량을 늘리는 등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왔고, 이번 무역 합의에서도 유럽은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크게 늘리기로 하여 향후 에너지 공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로화 환율은 무역 협상 소식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합의 발표 후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간 가치가 상승하며 0.2%가량 강세를 보였습니다. 유로화가 강세이면 수입 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지만, 유럽 제품의 해외 가격이 올라가 수출 경쟁력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유로화는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금융시장이 유럽 경제를 향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환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면 경제 주체들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율 안정 역시 유럽 경제에 중요한 요소입니다.